BL너를 찾은 여름

김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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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없고 그저 음악만 좋아하던 윤선우는 졸업반이 되자 교육실습을 하게 된다. 짝사랑에 좌절하며 홧김에 게이전용 어플을 접속했다가 실습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강열음을 만난다. 묘한 인연에 두 사람은 급격하게 가까워진다. 윤선우에게 강열음은 유일한 쉼터이자 대나무숲이었다. 강열음에게도 그랬다. 자칫 평범했을 교육실습이 점점 즐거워질 때쯤, 실습은 끝이 나 버렸다. 영원한 끝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의 삶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리고 5년 뒤, 교생과 학생이었던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처지가 되어 마주치게 된다. 지난 사고로 안면실인증을 앓게 된 윤선우는 테오 강이라는 이름의 낯선 이를 두고 자꾸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 * * * 지금, 이 순간, 윤선우는 이 남자를 너무 알고 싶었다. “근데 정말 저를 모르세요?” “그게 중요한가.” “저는 중요해요.” “……” “그래야 그쪽을 더 알아보려고 노력할 수 있거든요.” 윤선우의 말에 남자는 길게 입을 늘어뜨렸다. 슬쩍 무심하게 돌아보는 시선에 많은 감정이 묻어 있었다. 남자는 개의치 않았다. 그저 윤선우를 돌아보며 차분히 눈을 끔벅일 뿐이었다. “흐음, 그거 묘한 말이네요.” 말끝을 놓지 않는 느린 어투로 남자가 중얼거렸다. 그 한마디에도 윤선우는 이상하게 가슴이 달아올랐다. 이상한 사람이다. 정말 이상한 남자다. 이 가볍고도 무심한 마주침에 윤선우는 중독될 것 같았다. “이래서는 어떻게 알아보려고 그러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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