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불행의 말로

하유사

17

“제국과 신성국의 협약을 근본부터 흔들리게 할 악한 무리가 있으니, 바로 센 공작이 반역을 모의하고 있다!” 그때 이 신탁이 거짓임을 알리지 못했던 것을, 미사는 평생토록 후회했다. 자신의 손으로 가장 소중한 친구를 진창으로 빠뜨려야 했던 날은 영영 끝나지 않을 악몽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세간에선 10년 전의 신탁이 정녕 진실이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들이 생겨났다. 모든 비난의 화살은 필연적으로 성녀에게 돌아왔으나, 제 손으로 내쳐 버린 소년에게 속죄하기 위해서라도 미사는 끝까지 가짜 성녀를 연기해야 했다. * * * “세간에서 리젠트리움 공작이 어떤 별칭으로 불리는지 아십니까, 성녀님?” “불행을 먹는…… 괴물.” “그렇습니다. 저는 가짜 성녀님께서 가짜 신탁을 내린 시점부터 바로 그 괴물이 되었습니다.” 불행을 논하는 시점부터 미사는 눈앞에 있는 남자가 어린 시절의 그 소년, 카르타 센임을 알았다. 그러나 카르타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미사 역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었다. 가장 소중한 친구였으나, 이제는 가장 배척해야 하는 적이 되고 만 두 사람의 관계는 결코 평탄할 수 없었다. “내가 어떤 심정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는지 너는 알까.” 카르타는 단숨에 미사를 제단 위로 밀어붙였다. 거룩한 몸을 가리는 치맛자락이 들어 올려진 건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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