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미제 [단행본]

밤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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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의 장례식장에서 했던 약속은 어제의 일처럼 생생했다. 아니, 당장 잡아 보라면 잡을 수도 있을 만큼 현재와 같았다. “내가 네 보호자가 되어 줄게.” 그는 그렇게 내게 약속했었다. “불행한 관계가 아니라, 완전한 관계로.” “그럼 이번엔, ……우수아가 될 차례인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아무렇게나 내뱉었다. “아니, 넌 변함없이 박수아로 살면 돼.” 오빠가 손을 뻗어왔다. 팔뚝을 감싼 그의 손길이 너무나 따뜻해서, 그대로 그의 품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난, 어머니의 가족을 지키고 싶어. 그게 너고.” 한때는 나의 오빠였다가 이제는 나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남자, 그가 말한 완전한 관계가 우리를 더 불행하게 만든단 걸.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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