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에게 빠른 손절 당하는 법 [단행본]

로맨스소꿉친구에게 빠른 손절 당하는 법 [단행본]

박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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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해 온 친구한테 고백 한번 못 하고 마음을 접었다. 그에겐 파랑새 같은 어린 약혼자가 있었으니까. 짝사랑에 실패한 김에 나 좋다는 놈이면 아무나 스스럼없이 만났다. 그러기를 삼 년째, 나는 어느새 바람둥이 영애로 소문이 나 있었다. 전쟁통에 재회한 소꿉친구는 나를 재활용도 하지 못할 쓰레기를 대하듯이 경멸 어린 눈길로 보았다. "라일라. 네가 이 정도로 남자를 밝히는 사람인 줄은 몰랐네." "한 사람과 영원히 맺어져서 후회하기 전에 즐기겠다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너 그때… 내게 한 고백이 진심이긴 해?” 까맣게 타서 재만 남은 줄 알았던 내 마음은 허망하게도 다시 금세 불타올랐다. 겨우 그 조소 하나로. *** “하아… 이젠 욕심을 내고 싶은데.” “……?” “너를 스쳐 지나간 많은 남자 중에… 나도 그저 그런 하나가 되긴 싫다고, 라일라.” 스완은 애닳은 듯이 나를 바라보며 내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집착으로 뭉친 그의 눈이 이제껏 그걸 어떻게 숨겨 왔는지 모를 정도로 숨 막히게 나를 바짝 조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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