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어쩌다 나를 사랑한 원수

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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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싫던 소년이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어렸어도 싫은 건 싫은 거였다. 그래도 운 좋게 이사를 가게 되어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 소년이 내 직장 상사로 나타나기 전까진 그랬다. “고보라, 내가 누구인지 알지?” 이런 순간일수록 딱 잡아떼는 게 최선이었다. “팀장님,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무리 제 상사라고 해도 이렇게 반말하시면 곤란하죠. 그럼 저는 이만.” 당당히 말하고 휙 돌아섰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느라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래도 더 큰 문제는 내가 이 자식을 보며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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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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