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바람났다

로맨스내 남편이 바람났다

윤해달

32

“윈터, 나 헤이든의 아이를 가졌어.” 그러니까 이혼해줘. 아이를 아버지 없이 키울 순 없잖아. 절친한 친구가 곧잘 짓던 사랑스러운 미소를 띤 채 내 남편의 아이를 가졌다 고백했다. “후작부인으로서 생각이 너무 짧군. 아이만 입양해서 키우도록 해." 그토록 다정했던 남편은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내게 난생 처음 보는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이혼하려 발버둥 칠수록 결혼에 감춰졌던 비밀들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헤어 나올 수 없는 진창과도 같은 상황 속, 모든 걸 포기하고 그저 눈을 감으려던 순간, "한심하게 굴지 말라고 했잖아." 나를 버리고 도망간, 나의 구원자가 다시 돌아왔다. "빌어봐, 윈터. 구원해달라고." * * * “남편의 귀책으로 이혼할 수 없다면, 아내에게 귀책사유를 만들면 될 일이지.” 커다란 손이 내 턱을 움켜쥐었다. 큰 키만큼 턱이 바짝 위로 당겨졌다. “어서 대답해. 윈터.” 이대로 고고한 후작부인으로 남을지, 아니면 그들과 똑같은 짐승이 될지 말이야. 욕망으로 한층 짙어진 보라색 눈동자가 형형한 빛을 발했다. 집요하리만치 밀어붙이는 움직임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구원해줘, 유진, 제발. 혀끝에서만 머물던 말이 너무나도 쉽게 튀어나갔다. 진창의 밑에는 또 다른 진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감상평 쓰기 작품목록 보기

0/200byte

※ 청소년 유해매체를 의미하는 내용 (음란한 내용의 게시글, 선정성, 폭력성 등) 의 댓글이나 무관한 댓글, 스포일러, 악플은 경고조치 없이 삭제되며 해당 사용자 아이디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감상평을 작성해주세요~
1 파트너의 영역 ~바이 앤 하이~[일반판]
2 당신이 나를 원하신다면 [일반판]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