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붉은 달 검은 밤

백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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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이 뜬 밤 이 댁 마님이 원념 깃든 사과를 잡수셨습니다. 그 때문에 아기씨가 화를 입은 것이옵니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저주라도 당했단 말인가.” “그자를 평생 만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약이겠지만, 여식이 그자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여식의 등에 꽃이 필 것입니다.” 부부는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노파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지막 회심의 한마디를 전했다. “절대, 그자에게 등을 보이지 않도록 하시게.” *** 머리를 감싸고 있던 쓰개치마가 스르륵 내려가 어깨에 걸쳐졌다. 눈물투성이 복숭앗빛 얼굴을 본 도령이 선하고,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예쁘다.” 얼굴이 더 발그레해져 입만 오물거렸다. 도령이 물었다. “이름이 뭐야?” “나?” “응.” “명주, 은명주.” 명주는 도령이 건넨 약과를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너도 이름을 알려 줘. 이름이 뭐야?” “나랑 놀래?” “응?” “놀이하자. 너는 내 이름을 맞히고, 나는.” “너는?” 네 등짝에 뭐가 붙었는지 알아내야지. 등이, 확실하다. 도령이 웃는다. “생각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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