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나에게 가두다

디어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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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사랑이란 없었다. 그저 나를 이용만 했던 사람을 기억에서 지우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대신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절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내게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아주 비참한 모습으로. “너를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니야.”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그냥 빨리 옷이나 벗고 거기나 발딱 세워. 그게 네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전부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은 사는데 전혀 쓸모가 없는 거였다. 슬쩍 고개를 돌리자 그가 깊이 한숨을 쉬었다. 내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 이미 내겐 사랑을 구걸하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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