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고장난 오메가라서

레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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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 그룹의 이사 권태경. 모두가 선망하는 우성알파의 자질을 타고난 그의 곁에는 충실한 수행비서, 오직 주인만을 바라보고 섬기는 “원맨독” 정재헌이 있다. 모두에게 사나운 권태경은 정재헌에게만 온순했다. 그리고 정재헌은, 그런 권태경을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다. 친구라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지만, 결코 연인은 될 수 없는 두 사람. 서로 적정선을 지키며 표면상으로는 완벽한 페어 관계를 유지해왔던 그들의 일상은 아주 작은 균열을 시작으로 조금씩 부서지기 시작한다. “보면 너도 참 무던한 구석이 있어. 내 결혼 얘기가 오가는데 준비 잘하라고 잔소리나 지껄일 게 아니라, 나한테 물어봐야지.” “…뭘 물어보라고.” “왜 너한테 입 맞췄는지. 그딴 거 말이야.” 술에 취해서, 분위기에 휩쓸려서, 십 년이라는 긴 시간을 앓아온 짝사랑의 감정이 이성을 마비시켜서…….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지금의 관계를 지키고 싶은 재헌은, 그들이 정해 둔 선 안으로까지 끼쳐오는 태경의 숲내음 짙은 페로몬 향을 안간힘으로 외면한다. 권태경 곁에 있고 싶었다.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집안 어른들의 주도하에 태경의 본격적인 혼사가 논의되고, 평소 태경과 악연이 깊은 형 권도경 상무에게 재헌이 오메가라는 사실이 발각되며 이들의 관계는 막다른 길에 놓이게 된다. 원인 불명의 이유로 페로몬샘이 미성숙한 상태로 남은 고장난 오메가, 재헌은 이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몸의 이상 징후까지 겪게 되는데……. * “물에 빠진 사람 숨넘어가는 순간에 마음대로 살려내 놓고 이러면 안 되지. 나는 이미 맑은 공기 맛을 봤는데, 다시 물 밑에 처박혀 있으라면 내가 그럴 수 있겠어?” 그가 강한 악력으로 내 턱을 잡아 들어 올렸다. 일부러 긁어대는 내 말에 멍한 표정을 짓던 권태경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차갑게 날이 선 눈이 내게 경고하는 듯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네가 더 잘 알잖아. 나, 미친 새끼인 거.” 몸이 거의 겹칠 정도로 가까워진 그가 페로몬을 쏟아냈다. 늘어져 있던 몸이 그의 페로몬을 받으며 일시에 경직되었다. 놀라서 잔기침하는 내 입술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온 그가 천천히 웃었다. “다른 사람 페로몬을 맡을 수 있다고? 정말 그랬어?” “…….” “상관없어. 그깟 페로몬, 없애버리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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