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푸른 불꽃의 청안
5
부부의 연을 맺은 지 오래인데, 부부다운 짓은 이제야 하다니. 요괴가 주인 없는 터를 비롯해 인간이 사는 곳까지 침범하게 된 세상. 인간 친화적인 도깨비들과 손을 잡고 요괴와 맞서 싸우는 ‘현촉관(玄燭館)’ 대표의 아들, 서청안은 식귀의 습격으로 오랜 병을 앓다 결국 살기 위해 도깨비인 성요원을 부인으로 맞이하게 된다. “나는 도깨비야. 음, 그리고…….” “……도깨비?” “너랑 결혼했어.” 어렸을 때부터 병약하여 예민했던 탓에 진심이 아닌 말로 요원을 밀어 내던 청안은 자신의 곁을 묵묵히 지켜 주는 그녀에게 점점 마음을 열지만 요원은 한순간에 인사도 없이 그의 곁을 떠나고 만다. 그렇게 6년 후, 청안은 귀신같이 사라져 버렸던 그녀와 재회하게 되는데……. “정말로 너야, 청안?” “이제야 알아봐 주네.” “……!” “반가워요, 부인.” * * * 성요원은 정말 단순하게 기운을 주고받는 일만 생각했다. 쾌락이나 집요한 전희는 바란 적이 없었기에 무언가를 끌어내려는 듯 움직이는 손길이 낯설었다. 목 끝까지 차오른 숨도 낯설긴 마찬가지였다. “이런 건 안 해도 돼, 청안.”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서청안의 눈빛이 약간 비뚤어졌다. “아, 그냥 넣고 적당히 흔들다 싸라고?” 그는 몸을 더욱 낮춰 다리 사이로 얼굴을 가져갔다. “싫은데.” 대화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서청안이 음부 위로 입술을 가져갔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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