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앤 에프터(And After)

블랑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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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상위 1% 검사 라인에 들어가겠다는 야망을 품은 신임 검사 원도윤, 그는 국정원 제2 차장의 지시로 마카오에서 활동 중인 블랙 팀에 합류한다. 파견 검사라는 명목으로 팀에 합류했지만 도윤의 진짜 임무는 탑 시크릿 꼬리표가 붙은 동아시아 카르텔 전문가, 박하의 모든 것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남자, 수상해도 너무 수상하다. 아무리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지만 아무렇지 않게 법을 어기고 폭력을 저지르는 걸로도 모자라 게이임을 감추고 살아가는 도윤에게 숨 쉬듯 플러팅한다. 문제는 임무와는 상관없는 말과 행동으로 정신을 쏙 빼놓는 이 남자가 도윤의 완벽한 이상형이라는 점이었다. 과연 도윤은 이 위태로운 임무를 완수해 상위 1% 검사 라인에 들어가겠다는 야망을 실현하게 될까? * 본문발췌 빨간색 격자무늬 창문이 아니라면 종로에 있는 사채업자 사무실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형편없는 공간에 ‘그 남자’가 있었다. 탈탈거리는 선풍기를 독차지하고 있던 남자는 간이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있었다.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는 얼굴에는 까만 선글라스가 씌워져 있었다. 그 아래 감춰진 눈매가 어떻게 생긴 줄은 모르겠으나, 남자는 이 상태만으로도 억 소리가 나게 잘생긴 얼굴이었다. 선글라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오뚝한 콧날 아래로 나른하게 풀어져 있는 도톰한 입술이 보였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턱선을 지나 살짝 기울어져 있는 목에 우뚝 솟아있는 울대를 보았을 때, 도윤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군침이었다. 도윤은 평소에도 잘 생기고 몸 좋은 남자에 대한 지독한 로망이 있었고, 이 남자는 그런 제 기준에 빈틈없이 부합되는 사람이었다. 32년이나 찾아 헤맨 이상형을 여기서 만나다니. 감격에 겨워서였을까. 남자의 몸을 훑어 내려가는 도윤의 시선에 거침이 없었다. 마카오가 휴양지도 아닌데 남자는 화려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있었다. 하얀 반바지에 슬리퍼까지 신은 걸로 보아 동네 양아치가 분명하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늘어진 채 활짝 벌리고 있는 그의 다리 사이에서 길고 굵은 윤곽을 발견한 도윤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게 왜 초저녁부터 저렇게……. 하얀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기에 그 윤곽이 뭘 의미하는지는 모를 수가 없었다. 도윤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움찔, 꺼덕거리기까지 했다. 헐, 움직이네? 남자는 잠들어 있는 게 분명했다.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좁아터진 공간으로 사람이 둘이나 들어왔는데 계속 저 자세라는 건, 그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런데 좆은 깨어 있다고? 사심과 호기심의 경계에 서서 남자를 계속 관찰하던 도윤은 문득 저를 향한 시선을 느끼고는 고개를 들었다. 도윤은 여전히 기울어져 있는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까만 선글라스 너머로 타르처럼 찐득한 눈빛이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한 그때였다. 나른하게 벌어져 있던 그의 입꼬리가 슬며시 기울어지는 것을 본 도윤은 얼굴을 구겼다. 아무리 봐도 저건 비웃음이었다. 뭘 그렇게 훔쳐보냐는 질책이 잔뜩 담겨있는. 뭐야, 이 돌아이는? 자는 줄 알았던 남자는 깨어 있었다. 그리고 선글라스 너머로 계속해서 저를 훔쳐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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