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이혼전야

나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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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혼해요.” 사랑 없는 결혼이었다. 내게는 절실했고, 상대는 동정에 가까운 기형적인 계약결혼. 갑과 을이 뒤바뀐 수상한 계약서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그만큼 절박했다. 그렇게 3년, 계약결혼으로 이득을 본 사람은 유라뿐. 손해투성이인 남자는 형식적인 결혼생활 내내 바라는 것 하나 없이 무심하기만 했다. 도대체 왜 이런 계약을 제안한 걸까. “이 계약, 오늘로써 종료했으면 해요.” “좋습니다. 이혼, 수락하죠. 대신 이혼조정기간인 한 달 동안 부부간의 의무를 확실하게 이행하고 가셨으면 좋겠군요.”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한 유라가 제 앞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우두커니 자리한 선재를 올려다보았다. “섹스 말입니다.” 앞으로 남은 30일, 이혼을 원하는 갑과 이혼을 원치 않는 을의 뜨거운 시간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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