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집증(執症)

단본

46

결혼식 당일, 신랑이 죽었다. 범인은 스스로 내 앞에 나타났다. “왜 그랬어?” “청첩장을 안 주셨더라고요, 저만.” “대답 똑바로 해. 왜 죽였냐고 묻잖아.” “농담이고요, 범죄자 좋아하는 것 같길래. 취향 좀 맞춰봤어요.”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떠났던 아이. 강산하. 12년 만에 재회한 산하는 내게 고백했다. “내가 없는 곳에서 선생님이 불행하길 빌었어요. 죽을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본문 중에서] “사랑해요.” “너 사랑한다는 말밖에 모르지? 사랑이 뭔지는 알아? 너무 뻔한 말 같아?” “선생님은요?” 웃음이 목구멍에 턱 걸렸다. “……다시 말해 봐.” “선생님은 진짜 사랑받아 본 적 없잖아요. 그러니까 내 사랑이 진짜인 줄도 모르지.” “너…….” 말을 마치기도 전, 산하가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훅 풍기는 체향에는 옅은 시트러스 향이 났는데, 끝에 살짝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저를 향해 벌린 허벅지를 만족스럽게 쓸어 올린 산하가 목에 얼굴을 묻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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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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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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