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빛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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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라이벌 아이돌그룹의 멤버였던 권재하와 이윤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열렬하게 사랑했다. 둘은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며, 잠깐씩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장렬하게 망했다. 순도 100%의 타의에 의해서. 어느새 서른네 살. 이윤은 밥 먹듯 야근을 일삼는 평범한 K-직장인으로 살아가다, 우연히 권재하를 다시 마주쳤다. 지금 TV만 틀면 나오는, 완전 대세 국민 배우이자 지독한 첫사랑 권재하. 이제는 추억일 뿐. 서로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 다시 마주칠 없다며 애써 마음을 다잡은 것도 잠시. 대배우 권재하 님께서 친히 매일 매일 조공을 퍼붓는다. 더 이상 아이돌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에게 너무 과한 애정과 선물, 그리고 집착을. 이윤은 생각했다. 어그러진 자신들의 관계를 정확하게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 “이윤.” “……어.” “우리가 언제 헤어진 적이 있었어?” “……어어?” * 본문발췌 “재하야.” “어?” “넌 왜 그렇게 나한테 돌았어?” 윤은 자기가 해 놓고도 말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재하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재하는 촬영장에서 실컷 본 그 사람 좋아 보이는 상쾌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예쁘다고 했잖아. 내가. 너. 이윤.” “그러니까. 예쁜 애들 천지에 널렸는데.” “설명을 못 하겠다고, 나도. 왜 미쳐 돌았는지.” 쪽. 진짜 자기가 낳은 애라도 되듯, 입을 맞추면서 윤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살살 쓸었다. 그걸 알았으면 내가 15년 동안 그렇게 미친 새끼처럼 너를 왜 찾았겠냐고. 진짜 밥도 안 먹고 찾았는데. 캐나다로 이민 갈 뻔했다고, 내가. 비자 신청 전에 대사관에서 대표님한테 개처럼 끌려왔다고. “너 내가 그렇게 돌아 있는 모습 봤으면 무서워서 울었을걸.” “그으건. 내가 미안해, 재하야.” “뭐, 알면 됐어.” 권재하가 웃으면서 슬슬 허리를 쓸어 왔다. 아, 두 번이나 했는데. 움찔거리면서 허리에서 전류가 튀는 느낌이 왔다. 살살 허벅지 안쪽으로 재하의 손이 내려왔다. 아득하게 쾌감이 몰려와서 오늘도 자긴 글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윤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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