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나쁜 상사의 맛

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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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을 한 태준. 그를 상사로 둔 나는 나름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비서이다.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 빨리 승진해서인가. 안하무인 자체인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전부일 게 분명하다. 인내심에도 한계란 게 있는 법. 그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내 자존심의 가장 아픈 부분을 건드렸다. “도인영 씨,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상무님, 매번 두 번 말하는 게 싫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저도 똑같습니다.” 속이 후련한 것도 잠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내게 벌어졌다. “당장 그 여자 옆에서 물러서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네 통장에 있는 잔돈까지 싹 긁어내게 만들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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