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클린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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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히트(clean hit): 1. 권투에서, 상대를 강하게 때려 효과가 큰 주먹. 2. 야구에서, 수비수가 잡을 수 없는 완벽한 안타. 한때 복싱 유망주였던 지우안은 열아홉에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9년이 흐른 지금은 문일 체육관의 복싱 보조 코치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신규 회원이 없어 파리만 날리던 문일 체육관에 영화 촬영 준비로 복싱 훈련이 필요하다는 신인 배우 백승언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 남자, 어딘가 낯이 익다. 알고 보니 백승언은 과거 지우안이 방황하던 시절에 하룻밤 뒹굴고 헤어진 남자였던 것. 지나간 일은 가슴에 묻어 두고 어떻게든 그를 피하려는 지우안과 달리 백승언은 자꾸만 그와 얽히려고 한다. 처음엔 그런 백승언을 밀어내기만 했던 지우안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가오는 그에게 조금씩 스며들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감정이 흘러가게 되는데……. * 본문발췌 “근데 내가 사귀자고 해도 안 사귈 거 아닌가.” “…….” “그러니까 일단은 친해지기만 하자고요.” 일단은 친해지고, 그다음은? 우안의 머릿속이 막혔다. 어렴풋하게 가늠만 하고 있던 감정을 이렇게 말로 마주하니 머리가 버벅거렸다.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냐고요.” “……그냥 가만히 있어. 아무것도 하지 마.” 그게 우안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었다. 꽤 진심이었거늘 백승언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너무한다. 노력하는 사람 앞에 두고.” “노력하지 말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니까.” “알았어요. 아무것도 안 한다, 진짜.” 백승언이 잔에 남아 있던 인삼주를 들이켰다. 옆에서 바라본 입술이 조금 불퉁했다. 삐졌나? 술이 들어가서인지 그런 얼굴이 좀 귀여워 보인다는 생각은 했다. 확실히 가만히 있으면 지우안이 좋아할 만한 얼굴……. “근데요. 아무것도 하지 말라기엔 우리 이미 할 거 다 한 사이인 거 알죠?” ……그러니까, 저렇게 입만 안 열면 말이다. “진도 다 뺐는데, 이제 와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의미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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