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암살자의 단맛

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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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로니아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아무 후환 없이 황태자로부터 도망치는 것’이었다. 로니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까진 그저 황태자가 봐준 것이었다고. 황궁을 절대 떠나지 못하도록 다리 하나를 자를 수도 있었다. 협박을 하거나 약물에 절여 백치로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황태자가 로니아를 두고 택한 방식은 한 걸음 물러나는 길이었다. 마치 완벽한 토끼몰이를 준비하는 사냥꾼처럼. 그러니 걸리면 죽는다. …분명 아는데도. “황태자가 공주님에게 말하던가요.” “하아, 흣.” “이렇게 몸 섞는 짓. 다 알고 있었다고.” 머리부터 관자놀이, 광대와 뺨까지 천천히 어루만지듯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 혀를 섞는 행위가 뭐가 그렇게 다를 수 있나 싶으면서도 카이션과 하는 입맞춤은 늘 그런 다정함이 느껴지곤 했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성욕에 미쳐서 공주님을 원하는 게 당연한 건지, 아니면.” 입술이 예민한 귀를 비비듯 훑어 내려갔다. “제가 말하는 사랑이 이따위밖에 안 되는 건지.” 이렇게 작정하고 벌이는 밀애는 분명 미친 짓이다. 이곳을 떠날 날만 기다리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히르칸 힐라이츠의 차비라는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었으므로. ‘나 어떻게 해…….’ 눈을 감은 채 입술을 사리문 로니아가 끝내 그의 목을 더 힘껏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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