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의심하고 흔들릴지라도

잔불티

16

“나, 도무지 누나를 사랑할 수가 없다.” 삶의 모든 것이던 애인이 상견례 12시간 전, 지윤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로써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된 그녀는 넋을 놓고 도시의 밤길을 걸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순간 시선을 사로잡은 골목의 재즈바는 어느 소녀가 빠진 토끼 굴 같았다. 충동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해준을 만났다. “저희, 아까 봤죠?” 그는 지윤이 차인 카페에서 일하고 있던 직원이었다. 될 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자리에 앉으니 더는 숨길 것도 없게 되었다. “잊고 싶으세요?” “아예 지워 버리고 싶을 만큼요.” “저랑 지울래요? 그 남자.” “어떻게요?” 웃음 띤 지윤이 칵테일을 한 모금 더 머금었을 때, 그의 오묘한 잿빛 눈동자가 바로 앞에 있었다. 지윤은 놀라지 않았다. “이렇게.” 입술이 천천히 맞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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