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다 알면서도

유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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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후계 경쟁 구도에서 작은아버지가 내 아버지를 죽였다. 그래서 복수했다.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렇게 한 여자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흐윽. 아빠…….’ 도망치듯 떠난 미국에서 내내 태헌을 괴롭히던 목소리. 5년 동안 잊히지 않았다. 어두운 장례식장에 웅크려 잠든 여자의 얼굴이. 흐느끼는 울음이. 다시 돌아온 한국. 태헌의 발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그 여자, 유나연이 일하고 있는 곳이었다. *** “경찰 불러 줄까요?” “아니요, 경찰은 됐어요.” “오늘 일이 처음은 아닌 거 같네요?” “…….” “예뻐서 그런가.” “가난해서 그래요.” 자꾸만 눈에 밟히고. “잊었나 본데. 유나연 씨가 채무자라는 거.” “…….” “채무자가 영양실조로 쓰러져서 비명횡사하면. 피 같은 내 돈은 어디서 받지?” “…….” “떼먹을 생각이었나.” “아니요!” 주변을 맴돌다가. “범인 잡을 때까진 여기 있어요.” 어느새 제 곁에 두었다. 이 마음은 뭘까. 동정일까, 동질감일까. 사랑은 아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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