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야

로맨스결혼 전야

서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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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비위 살살 맞춰준 게 뒤통수를 후리려고 그런 건가?” 백승휘의 눈동자가 붉게 튀었다. “하마터면 결혼식장에서 소박맞고 궁상떨 뻔했네.” 애정 없는 정략결혼을 피할 방법은 하나였다. 순순히 따르는 척하다가 결혼식 전날 도망치는 것.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계획은 시작도 하기 전에 들켜버렸다. 그것도 남편이 될, 백승휘에게. “귀엽다, 귀엽다, 해 주니까 정말 귀여운 짓을 다 하네.”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의 숨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제 얼굴에 시선이 닿는 몇 초가 영겁처럼 느껴졌다. “정서연 씨. 도망갈 수 있으면 가 봐.” 오만한 눈동자가 말했다. 그게 어디 네 맘대로 될 것 같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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