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여명의 끝에서 [단행본]

모과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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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니엘 케네스, 마지막 순간까지 리어롯의 검으로 거룩한 뜻을 따를 것입니다.” 초대 황제의 시대부터 몇백 년간 이어진 용의 저주에, 자신도 이른 죽음을 예견하는 황태자 루드윅. 그는 길거리 암살 공격에서 기이한 푸른 불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아이에게 나다니엘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자신의 후계로 키운다. 자신의 대에서 저주를 끊고자 혼인도 하지 않고 나다니엘을 유일한 위안으로 삼으며 지냈지만, 어느새 훌쩍 자란 나다니엘은 그를 지키기 위해 기사가 되고자 한다. “나다니엘, 너는 신께서 내게 보내주신 선물 같은 아이이다. 너를 잃고 싶지 않아.” “저도 폐하를 잃고 싶지 않아요….” 루드윅의 반대에도 위험한 토벌대로 떠난 나다니엘이 결국 용을 죽이고 황성으로 돌아온 날, 루드윅은 그의 손에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토벌대를 맞이하던 순간으로 회귀한다.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나다니엘의 손에 끊임없이 죽음을 맞고 회귀하면서, 루드윅은 점점 미쳐가게 되는데…. * * * * * * * “자이온에서 살아 돌아온 이는 아무도 없었다. 네가 푸른 불을 다룰 수 있다 한들 그런 위험한 곳에 너를 보낼 수 없어….” 용 때문에 죽을 이는 루드윅, 그 한 명으로 충분했다. “나다니엘, 너는 신께서 내게 보내주신 선물 같은 아이이다. 너를 잃고 싶지 않아.” “폐하….” 그의 진심을 듣고 있던 나다니엘이 입술을 말아 물었다. 깊게 숨을 들이켠 루드윅이 눈을 깜빡였다. 제 앞에 있는 아이는 마지막 리어롯으로 홀로 남은 제게 신이 보낸 선물이자, 스스럼없이 품에 안을 수 있는 유일한 이였다. 나다니엘이 그를 위해 자이온으로 가 다시 만날 수 없게 된다면. 제 곁에서 영원히 떠난다면…. 난도질당한 것처럼 마음이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발끝을 세운 나다니엘이 팔을 넓게 벌려 그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저보다 한참 작은 품에 안기게 된 루드윅이 드물게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얼마나 서관에 있었던 것인지 아이의 품에서 오래된 종이 향이 은은하게 났다. “폐하께서는 제게 나타난 태양이세요.” 어두운 숲, 푸른빛 연기 사이에서 홀로 빛나고 있던 태양을 품은 나다니엘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저도 폐하를 잃고 싶지 않아요….” 루드윅이 왈칵 미간을 찌푸리며 쓰게 웃었다. 탄탄해진 등을 쓰다듬은 그가 아이의 어깨에 이마를 기대었다. 시선을 돌린 나다니엘이 창밖,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달을 표정 없이 바라보았다. 잿빛 눈동자에 담긴 달이 밝게 빛났다. 저는 절대로 폐하를 잃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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