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란제리가 유죄일 때

백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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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비아 그룹 회장님인 할머니의 명령으로 란제리 브랜드 ‘샬롯 엔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실무를 맡게 된 재혁. 하지만 재혁은 란제리 브랜드를 없애버리고 다른 사업을 시작할 생각인데. 한유주라는 말단 속옷 디자이너 때문에 확고했던 결심이 점점 무너진다. -본문 중에서 재혁은 속을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유주는 그런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면서 그가 무슨 말이든 할 때까지 기다렸다. “한유주 씨 재주가 참 좋네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레드 와인으로 목을 축인 그가 더 붉고 촉촉해진 입술로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말만 쏙쏙 골라서 하는 재주. 유주 씨가 내 집에 같이 있다고 내가 불편해 보여요? 난 유주 씨가 오히려 손에 닿고 보이는 곳에 있어서 편하고 좋은데. 합의된 관계니까 언제든 원할 때 유주 씨 몸을 탐하면서 그 예쁜 구멍에 실컷 박을 수도 있고. 나한테 박히면서 애처롭게 떨고 눈물 흘리는 거 얼마나 예쁜지 알아요? 난 하는 것도, 그 모습을 보는 것도 무척 즐기고 있다고.” 다른 사람들도 있는 레스토랑인데 너무나 적나라한 표현에 누군가 들었을까 봐 유주는 흠칫하면서 문 쪽을 보았다. 남자는 일상 얘기를 하는 것처럼 무미건조한 어투로 말했지만 내용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그나마 외부와 차단된 룸에 따로 있어서 다행이었다. 자신을 보는 남자의 눈빛이 한층 짙어졌다. 옷을 다 갖춰 입고 얌전히 식사 중인데도 그의 앞에서 발가벗고 있는 것 같았다. 말 몇 마디와 꼼짝 못 하게 옭아매는 시선에 몸이 점점 달아올랐다. 유주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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