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수인물에 빙의했는데 서브남주를 주워버렸다 [단행본]

모두의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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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야, 앞으로 잘 부탁해. 우리 잘 지내보자.” 여름방학을 맞이한 이랑은 집에 가는 골목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토끼를 줍게 된다. 늑대 수인인 이랑이 키우는 건 불법이지만 두고 온 반려동물 ‘미키’와 닮은 토끼를 어떻게든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예요. 선배님 토끼.” 그리고 제집에 책임지기로 한 토끼는 보이지 않고 동기가 쓴 소설의 서브 남자 주인공이자 이제는 제 후배가 되어 버린 토끼 수인, 묘현준이 들어와 있었다. 초대한 적이 없는데……. “선배님이 궁금해서요.” “궁금하다고요. 주이랑 선배님이.” 누가 궁금하다고 이런 짓을 해? 이랑은 황당했으나 빠져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제 집에서 이 커다랗고 예쁘기만 한 토끼를 내쫓을 수 있을까? 내쫓을 수 있긴 한 걸까……. * * * 버림받은 줄도 모르고 해맑기만 한 토끼가 안쓰러웠다. 맹수 수인은 동물을 키울 수 없는 법이 야속했다. “키울까…….” 작게 중얼거린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토끼가 귀를 쫑긋하더니 분홍색 털주머니처럼 생긴 발을 열심히 움직여 이랑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작고 소중한 발을 턱 하고 이랑의 종아리에 갖다 댔다. 마치 키우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자 이랑이 피식하고 웃었다. “적응 못 해서 볼일도 못 보면서 뭘 이렇게 친하게 굴어. 빨리 긴장이나 풀어. 응?” 이랑은 제 종아리에 발을 붙이고 꼬물거리는 토끼의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틀째 볼일을 보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히 잘 먹고 잘 자고 잘 뛰어다니는 걸 보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어디 아파 보이는 곳은 없으니 말이다. 방학이 끝나면 여운이나 혜윤이한테 부탁해서 병원에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방학 끝나면…….’ 자신도 모르게 이 분홍색 털 뭉치를 계속 데리고 있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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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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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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