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애가 죽던 날에 : 작품감상평나의 최애가 죽던 날에

로맨스나의 최애가 죽던 날에

어느 날, 미혼모 설보민에게 기적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 가장 돌아가고 싶은 과거 그 시점으로 갈 수 있게 해준다는 말에 그녀는 고민한다. 배 아파 낳은 6개월짜리 아가의 친부를 알아봐야 하지만, 그보단 누군가 간절히 떠오른다. 고교 시절 짝사랑했던 전교 회장 남현성. 갑자기 그가 떠올랐다. 벚꽃 지던 계절에 사고로 죽어버렸던 그에게 고백이라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로 기적이 일어났는지 눈 떠보니 고등학교 3학년 그 시절의 설보민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믿어지지 않게도, 곧 죽게 될 남현성과 사귀게 되었다. * “현성아, 내가, 너한테 해주고 싶은 게 있어…….” 만일 현성이 정해진 운명 때문에 곧 죽어야 할 사람이라면, 그전에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다. “뭔데?” “얘기할 테니까 비웃지 않는다고 약속해줘.” 보민이 제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녀와 손가락을 걸면서 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심해. 이제껏 한 번도 널 비웃은 적 없었어.” 진심이었다. 오히려 감탄해왔다. 사람이 어떻게 하면 이렇게 신선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음, 나, 너한테…….” 미래에서 온 스물아홉의 설보민은 이 몸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키스 이상 할 수 없는 몸이란 것도 잘 안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그에게 줄 선물을 결정했다. “나, 너한테…….” 보민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 30센티쯤 거리를 두고서 수줍게 눈을 내리깔았다. 현성은 그녀가 다음에 이어서 할 말이 무척 궁금했다. 그녀는 정말 특이했으니까. “내 가슴을 보여주고 싶어.” 그래서 가장 예쁜 브레지어를 착용하고 왔거든. 물론 수연의 방에서 몰래 훔친 거지만. 우리 새엄마가 친딸과 의붓딸을 차별해서 내 속옷만 평범하거든. 그래서 하얀 레이스가 많이 달린 꽃무늬 브레지어, 그거 훔쳐 입고 왔어. “!” 이번 말은 너무 신선해서 충격받았는지, 현성은 웃는 것도 잊고서 멍하니 보민을 마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