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언더도그마

꽃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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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에는 내게 이 옷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공중에서 두 시선이 맞물렸다. 여명을 담은 듯한 호박색 눈과 자신감 넘치는 녹안이었다. “물론입니다.” 오네트는 미세한 유리 균열 같은 것이었다. 조금만 힘을 주면 이내 깨지고 마는 균열. 조금만 칭찬을 해 주면 만면에 꽃이 피지만, 아주 미약한 힘으로도 깨부술 수 있는 섬세한 존재 같았다. 한데, 그런 위약한 자의 반향이 대단히 의외로워서 제 뒤를 바짝 쫓고야 마는 것이다. “그대는 내가 황제가 되었으면 좋겠나?” “못 할 것이 있습니까?” “될 대로 되란 식의 답이군.” 나직한 말 한마디에 오네트는 저도 모르게 반걸음 다가섰다.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기 전에 겁부터 났다. 감히, 나 따위가 당신을 담아도 될까 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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