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샛길의 풍경

메냑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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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가이드 이한결, 가이드 내일채움공제 36개월을 찍고 드디어 면직을 신청하지만, 시스템에 거부당한다. 면직신청서를 수리해 주는 조건으로 울며 겨자 먹기 격으로 출장을 가게 되는데…. *** [경고! 3회 이상 잘못된 입력으로 인해 계정이 잠금됩니다. 관리자에게 문의해 주세요!] “개똥 같은 시스템! 이것도 분명 에스퍼들이 만들었을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안내와 함께 시스템에서 강제 로그아웃 당했다. 순간 한결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한결 가이드! 면직신청서를 올렸더군요. 그래도 퇴직하기 전까지 아직 일은 해야 하니까 내일 출장 좀 다녀오세요.” 활짝 웃으며 자리를 떠나는 가이드 팀장의 발걸음은 무척 발랄했다. *** 한결은 곁눈으로 주위를 살피며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센텀 지구의 바람이 콧속으로 스며들었다. 해안가 인근인지 소금기 어린 바닷바람이었다. 반 바퀴 몸을 돌리자 하늘과 맞닿은 새파란 바다가 보였다. “우와.” 수평선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맞닿은 짙은 남색 바다는 흡사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한결은 넋을 놓고 바다를 보았다. 물결이 출렁일 때마다 빛을 머금은 윤슬이 부서졌다. 가만히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지상의 끝에 다다른 기분이 들었다. “이한결 가이드님, 바다도 좋지만 저도 봐 주시겠습니까? 가이드님이 오신다는 말에 어젯밤부터 눈이 빠져라 기다렸답니다.” 머리 위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한결은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가까이 다가온지도 몰랐다. 잔뜩 경계 어린 표정으로 돌아보자 남색 정복을 입은 에스퍼가 입꼬리를 올리며 환히 미소 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센텀 지구 해안경비단 이도운 소령입니다.” 이도운이 한결에게 절도 있게 경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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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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