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좀비 게임의 빌런을 구했다

꼬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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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로 구매한 ‘링크’ 들어 있던 게임은 딱 하나. 실행하자마자 지혁은 영문도 모른 채 게임 속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장르는 ‘좀비 아포칼립스’ X 됐다. 몰아치는 퀘스트에 강제로 움직이던 지혁의 눈에 아직 어린 빌런과 동생이 밟히기 시작한다. ‘이거……. 빌런 맞아?’ 퀘스트를 수행하게 되면 빌런인 지크는 죽게 되고 멜리나는 실험체가 될 운명이었다. 게임에서 나가기 위해 발악하던 것도 잊은 채 아이들에게 정을 주고 말았다. 지혁의 최종 선택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그들의 안전이었다. 장렬히 전사했건만, 눈이 다시 떠졌다. 시간은 오 년이나 흘러있었고, 저를 속박하던 게임 시스템도 없어졌다. 그러나 지크는 다시 돌아온 지혁을 복제 인간으로 취급하며 대역으로 굴릴 생각만 하는데. “재주도 좋네. 내가 형을 보며 발정하는 걸 알아낸 걸 보니 말이야.” 아무리 제가 알던 지크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건……. 이건 너무하잖아. 저 못된 입을 어쩌면 좋아. “살점을 하나하나 포로 떠서 다시 보내도 좋겠지.” “좋은 생각이네요.” 지크의 말에 맞장구치며 옆에 있던 사내들이 킬킬킬 웃어댔다. 그들이 웃자 까맣고 누런 치아들이 드러났다.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무력감에 허덕이던 지혁이 이내 참을 수 없다는 듯 눈을 세모꼴로 떴다. “누, 누가 그런 못된 말을 해. 너……. 너. 왜 이렇게 못돼졌어!” 지혁의 외침에 웃고 있던 지크의 얼굴에서 미소가 뚝 사라졌다. *** 그랬으면 안 됐는데. 후회가 몰려왔다. “죽어? 누가? 형이……. 왜?” 바보처럼 뜨문뜨문 말을 뱉는 지크는 어딘가 고장 난 사람처럼 굴었다. “아니지, 아니지. 형이 아니잖아. 복제……. 복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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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가 속삭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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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돌이 집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