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바른 생활 멸망전

금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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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입학 첫날부터 영 상태가 좋지 못한 놈에게 찍혔다. 숨도 쉬지 못하고 녀석의 키링처럼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데, 이 녀석 혹시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점점 피어오른다. 계속되는 유치한 괴롭힘을 참다못해 내가 먼저 폭탄을 터트렸다. *** “싫은데?” “뭐?” “내가 그걸 왜 들어줘야 하는데.” “그, 그야 너.” “너 뭐.” “너…… 그러니까, 너.” 윤바름이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세상에 자기 감정 하나 말 못 하는 놈이 어디 있어. 나는 홧김에 윤바름에게 꺼내지 않으려던 말을 터트려 버렸다. “나 조, 좋아하잖아!” 다소, 아니 아주 많이 황당했던 나머지 목소리가 커졌다. 옆자리에서 얌전히 햄버거를 먹던 회사원 형, 누나 두어 명이 툭 햄버거를 떨어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윤바름도 놀랐는지 턱을 괴고 있던 손까지 풀고 입을 떡 벌린 채 허리를 펴 나를 마주 보았다. “미, 미쳤네, 이게.” “아니야?” “저번에도 그 지랄 하고 튀더니 아직도 개소리 중이냐?” 잔뜩 당황한 윤바름의 귀가 터질 것처럼 시뻘게졌다. 나는 괜스레 오기가 생겨 윤바름의 말에 토를 달았다. “개소리가 아니라……! 그럼 왜 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한 건데?” “그렇게까지? 야, 그건 너 때문이 아니라…….” “거짓말. 안 좋아하는데 왜 그렇게까지 해?” “야. 그러는 너는?” “나? 나 뭐?” “너야말로 나 좋아하는 거잖아. 침대에서 그 지랄 한 것도 모른 척해 줬…….” “와, 와! 진짜 미쳤네!!” 황급히 윤바름의 입을 막아 봤지만 늦었다. 왐마야…… 회사원 누나 한 명이 끝내 탄식을 내뱉었다. 이건 또 무슨 개소리인지……. 그럼 뭐 서로, 착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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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쩌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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