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유혹적 하루

즈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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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도망가 보라지. 내 손바닥 위에서 도망가면…. 결국 어디일까, 하루야?’ 어디긴, 내 손아귀 안이지. 이언은 아직 그녀의 체취가 가득한 제 손을 펼쳐 보았다. 커다란 손바닥에서 이어지는, 유난히 길고도 곧은 손가락이 가지런한 느낌을 주는 그의 손이었다. 그는 제 손가락 끝에 선명한 그녀의 촉촉한 속살을 떠올렸다. 몸 안 가득히 나른한 기운이 돌 때, 문득 저 너머에 놓인 작은 쪽지가 들어왔다. 딱 유하루 저다운 반듯하고 균형 잡힌 글씨체로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쓰인 짤막한 편지. [이 실장님께. 그동안 <‘갑: 이 실장, 을: 유하루’의 연애 계약>에 어긋남 없이 충실히 수행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을 잘 알고 있사오나 부득이한 개인 사정으로 인하여 아래와 같은 요청 드리게 되었습니다. <‘갑: 이 실장, 을: 유하루’의 연애 계약>은 금일부로 파기합니다. 파기 사유는 본 계약의 3조 2항에 의거한 을(유하루)의 결혼이므로, 이의는 불허합니다. 유하루로부터.] 쪽지 하나를 달랑 남기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며 도망간 유하루. 일방적인 계약연애 파기를 선언한 유하루를 잡기 위해, 그가 각성한다. 너무나도 유혹적인, 하루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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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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