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와이드 숏(Wide Shot)

말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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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형을 완성해 보고 싶어요.” 아이돌 일리우스의 멤버였던 송인우는 모종의 사건에 휘말리며 연예계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퇴출 이후 사람들에게 잊히길 바라며 이름 또한 송인우에서 송지훈으로 개명해 평범한 대학생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려고 했으나, 그런 그를 비웃듯 매년 생일마다 스토커가 그에게 편지를 보내며 지켜보고 있음을 알린다. 그러던 어느 날. 과제를 통해 알게 된 같은 과 동기이자 한 살 동생인 김세현과 엮이면서 그의 평범했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이제는 가망조차 보이지 않던 연예계에 복귀하게 되고 다시 정상 위로 올라가려는 듯하는데……. * * * “내가 형한테 돈을 쓰는 이유는요.” “…….” “형이 모자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뭐……?” “친해져서 민얼굴을 보고 싶은데 그걸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으니까. 성의 표현을 한 거예요.” 엄지손이 눈 밑을 살살 어루만졌다. “SNS 계정은요. 형의 진정한 모습을 누가 만들어 줬는지 기록을 남겨야 해서 허용했어요.” “기록이라고?” “후원자 김세현. 다른 곳에는 제 이름이나, 회사명이 들어가 알릴 수 있는데. 형은 그럴 수가 없잖아요.” “그게 무슨…….” “형은 충분히 빛날 수 있어요. 난 형의 재능이 뭔지 처음 봤던 순간부터 알 수 있었거든요.” 김세현의 손가락에 닿는 부위가 뜨거웠다. 녀석은 내 눈썹과 튀어나온 광대 그리고 콧대를 쓸며 생김새를 손으로 그려 내는 듯했다. “내가 기회를 줄게요. 전시회나 연주회같이 형의 재능을 보여 줄 기회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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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가 속삭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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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돌이 집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