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송곳니

마뇽

2

단우는 매일 맞았다. 그녀의 부친은 어린 단우를 발길질하고, 칼집으로 두들겨 팼다. 그러나 아무도 단우를 보살펴주지 않았다. 그녀는 어머니의 부정으로 태어난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보살펴준 유일한 사람은 부친이 적지에서 잡아온 포로 출신의 노예 우니였다. 까무잡잡한 살결에 새카만 눈동자를 가진 우니는 입 안에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소년이었다. 아버지에게 맞고 울며 잠이 드는 밤이면 제 곁으로 다가와서 제 머리를 만져주는 우니가 단우에게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불이 난다. 불길 속에서 단우는 함께 도망치자는 우니의 손을 잡지 못한다. 도망쳐서 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붉게 타오르던 밤, 우니는 사라지고 단우만 남는다. 불길 속에서 아버지는 불구가 되었고 더 이상 단우를 괴롭힐 사람은 없었다. 그런 줄 알았다. 나이가 찬 단우는 새 어머니가 원하는 곳으로 원치 않는 시집을 가게 된다. 그녀의 남편이 될 사내는 사람을 아무렇게나 찢어 죽이는 타국의 인간이었다. “오래 기다렸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사내는 다름아닌 어린 시절 그녀가 손을 놓아버린 그 소년 우니였다. 이제는 교흔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우니는 단우에게 속삭인다. “네가 원한다면 나는 뭐든지 해줄 수 있어. 뭐든지.” 뭐든지. 그리고 그를 이용한 그녀의 복수가 시작된다. 그녀를 괴롭혔던 아버지, 배다른 형제들, 그리고 그녀를 외면했던 모든 이들에게 복수를 시작하는 단우. 그리고 그녀를 위해 송곳니를 드러내는 사내 우니. ***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박아줄게. 내 좆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박아줄게, 단우야.” 사내는 그녀 한 사람만을 위한 짐승이었다. “나 밖에 없지? 우리 단우에게는.” 사내는 그녀를 위해서만 송곳니를 드러낸다. “울어, 단우야. 더 소리 내서 울어.” 누가 뭐라고 해도 사내는 그녀의 송곳니이고, 그리고 우니라는 이름을 가졌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혼자 간직한 사내의 이름은 우니다. 도깨비라는 뜻을 가진, 우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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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가 속삭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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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돌이 집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