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백작 영애의 던전 생활

시나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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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체 리레일은 변경백의 귀한 외동딸이다. 변경백의 자리에 오를 남편을 맞이하고, 백작가를 이을 아이를 낳고, 리레일 령에서 귀하신 몸으로 불리며 저잣거리의 고생이라곤 모른 채 귀애당할 영애. …였다. 세상이 던전에 뒤덮이기 전까지는. 귀족의 권세도 제국의 법률도 땅에 떨어지고, 당장의 생존만을 바라보게 된 던전 아포칼립스. …에서도 리체 리레일의 삶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6년 만에 만난 소꿉친구이자 전 ‘대공가의 후계자’, 바샤 아이자르에게 납치당하기 전까지는. * * * ‘아니, 보통 이런 상황은 생각 안 하지.’ 잘 지내던 소꿉친구에게 난데없이 뒤통수를 맞는 상황 같은 게……. 예상하기 쉽냔 말이다. 그렇게 ‘나의 리체’ 같은 소리를 하는 녀석에게. “나와 떠날 건지 여기 남을 건지 정하랬지.” 힘이 남아 있는 손발을 움직이려 들자 빌이 잽싸게 팔다리를 묶었다. 손발을 묶인 리체를 공주님처럼 안은 바샤가 속삭였다. “미안하다, 리체. 본의 아니게 널 속였군.” 그는 오른쪽 옆머리의 한 줄기 땋은 머리를 묶어 둔 리본에 입을 맞췄다. 그가 선물한 리본이었다. “네 미래는 하나밖에 없어. 나는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는 남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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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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