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미천하나 섹시한

노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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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추리 소설가 전호재의 작업실에서 심야 청소부로 일하게 된 윤이. 처음엔 사람이 다녀간 티가 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등 까다롭게 구는 호재에게 반감을 느꼈지만 몸살로 쓰러진 그를 도와준 것을 계기로 원고 작업을 돕는 일을 맡게 되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성격이 까다로우며 화를 잘 내는 무서운 남자로만 생각됐던 첫인상과 달리 글을 쓰는 일 외엔 생활이 단순하고 의외로 자상한 면모가 있는 호재와 지내는 것이 더 이상 불편하지 않게 된 어느 날, 그로부터 흥미로운 제안을 받게 되는데. “소리 내서 읽어줘.” 호재가 건넨 것이 원고라는 사실에 윤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거 원고 아니에요? 제가 읽어도 괜찮아요?” “네 목소리로 듣고 싶으니까 읽어줘.” 숨을 크게 들이마시니 익숙한 호재의 냄새가 느껴졌다. 선생님의 냄새다. 마른 나무 냄새, 잎 차의 향을 닮은 냄새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럼 진짜 읽습니다.” 윤이는 호재의 냄새와 글을 의지 삼아 그가 만든 세상으로 빠져들었다. 외설적인 부분에선 여전히 목소리가 잦아들어 혼나기도 했지만 기분을 실어 읽기를 마친 윤이에게 호재가 씨익 웃으며 물었다. “어때? 읽을 만했어?” 마음을 두드리는 호재의 목소리에 전율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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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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