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더티 블론드

공희

0

“에드윈 님. 마지막 의뢰인이십니다.” 수장의 이름을 듣고 순간 멈칫했다. 3년 전, 그녀의 곁을 떠나갔던 ‘그’와 이름이 같았기 때문이다. 아. 에드윈. 말할 수 없는 향수에 젖어 들던 레아는 곧 쓰게 웃었다. 이것도 병이었다. 3년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신사를 떠나보낸 뒤 지독히도 앓아왔던 병. 치료할래야 치료할 수도 없는 병. “들어오라 해.” 감미로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그녀의 고막을 적셨다. 시선이 흔들렸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목소리가 좋구나. 꼭 그처럼. 속으로 중얼거리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오랜만입니다, 레아.” 그가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무어라 대답을 해줘야 하는데, 누군가가 입을 틀어막은 것처럼 목소리가 입에서만 맴돌았다. “이상하군. 그대는 늘 귀여운 입술로 무언가를 재잘대곤 했는데.” 에드윈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커다란 손이 그녀의 뺨을 쓸었다. 엄지가 레아의 아랫입술을 스치듯 매만졌다. 아무런 힘도 들어가지 않은 동작이었지만, 그녀의 고개를 들기에는 충분했다. “어째서 지금은 이토록 말이 없을까.” 겁이라도 집어먹은 겁니까. 느릿하게 덧붙인 말에 파르르 눈이 감겼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