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서방님은 도깨비

삽질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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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 영물과 귀물이 뒤섞여 살아가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지고지순한 사랑과 지독한 애증을 그리다!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 못 나오는 곳. 귀신이 산다고 하여 ‘귀망산(鬼亡山)’이라고도 불리는 곳의 산신이자 도깨비인 화령은, 오랜 기다림 끝에 진달래꽃 향기를 품은 제 반려를 품은 여인을 찾아낸다. 화령은 그녀가 무사히 아들 ‘월아’를 낳도록 하고, 아이가 무사히 자라도록 몰래 지켜본다. 그가 열여덟이 되어 제 음기를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마침내 월아가 열여덟이 되는 해, 화령은 하늘이 점지한 제 반려를 데리러 간다. 우여곡절 끝에 혼례를 올린 화령과 월아. 그리고 마침내 맺어진 둘을 노리는 인간과 귀물들의 음험한 음모 또한 싹을 틔우는데……. *본문발췌 “보고 싶었다. 월아.” 나지막이 속삭이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자, 놀란 월아가 눈을 떴다. 멍한 표정의 제 모습이 선비의 검은 눈동자에 비춰 보였다. 막 꿈에서 깬 듯 정신이 몽롱했다. 낯간지러운 소리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음성도, 새벽바람을 닮은 내음도, 저를 내려다보는 다정한 시선도 월아의 가슴을 뛰게 했다. 월아는 머릿속을 부유하는 생각들을 떨쳐 버리려는 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처음 만나 사내에게 심장이 뛰다니, 그것도 미친 듯이. 선비님이 아니라 내가 이상한 건가.’ 생경하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월아는 혼란은 커졌다. “이제 다 영근 것 같으니 데려가도 되겠구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안 그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혼란스러워하는 얼굴을 지켜보던 화령이 웃음을 터트렸다. 화령은 그 모습이 어여뻐 계속 놀려 주고 싶었다. “너의 어미에게 아무 이야기도 못 들었구나.” 화령의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가 혼잣말처럼 흘러나왔다. “무슨 이야기요?” 곱게 호선을 그리며 휘어진 눈꼬리가 월아를 향했다. “네가 내 각시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한번 들어 볼 테냐?” 큰 눈이 더 커질 수 없을 만치 커진 눈으로 자신을 미친놈 보듯 쳐다보는 월아를 향해 화령은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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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표님 취향이 특이해
2 네게 취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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