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사랑, 유죄 [단행본]

김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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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시리즈는 2017년 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그 남자들의 직장 생활’ (‘k홍연’ 저) 4권의 개정판입니다. 일부 표현을 수정하고 교정·교열을 다시 하여 출간한 것이니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당신이 차라리 모든 걸 잃어버렸으면 좋겠다, 나로 인해.” GK 그룹 회장의 아들이지만 항상 집안의 더러운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는 유해준. 재미없는 인생, 무료해서 냉소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같은 회사에 다니는 동료이자 그의 은밀한 섹스 파트너인 한이설이 유일한 그의 숨구멍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한이설이 그에게 사직서를 내미는데…. #리맨물 #재벌공 #짝사랑수 #공시점 * “선물.” 간단명료한 말과 함께 내 앞으로 종이 쪼가리가 밀려 왔다. 봉투 겉면에 쓰인 글자를 보고 나는 순간 멍해졌다. 그를 건너다보았다. 그렇지만 안다. 그의 눈에는 또 나는 아무렇지 않아 보일 게 분명했다. 그는 날 감정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동안 딱히 그런 오해를 풀려고 노력한 적이 없었다. 질척한 짓을 해 봤자 인생이 바뀌는 일 따위 절대 일어나지 않으니 어떤 의욕도 내게는 필요 없었다. 그럼에도 이번 건 역시 충격적이었다. 그의 태연한 얼굴을 보기 힘들어 다시 밑을 내려다보았다. 하얀 바탕에 검은 글씨로 너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辭職書 사직서라니. 한 번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왜, 하는 당장 떠오르는 의문과 함께 내 앞에 내밀어진 빌어먹을 종이 쪼가리를 당장 찢어 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에 따라 온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한이설이 내 곁에서 사라진다. 지금 내게 그보다 더 큰 공포는 없었다. 그는 내게 있어서 마지막 끈이었다. 하지만, 또한 알고 있었다. 그 끈을 언젠가는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도 그 시기는 한이설이 아니라 내가 정할 수 있을 거라 자만했다. 아무런 근거 없이 그리 믿었다. 대체 왜 그랬을까. 이토록 손쉽게 그게 사실이 아님이 증명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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