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접촉 궤도의 법칙 [단행본]

한홍

3

*해당 작품은 모바일 메신저 형식 등이 첨부되어 있어 설정 및 기종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으며, 원활한 감상을 위해 문단 간격을 원본으로 설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기관, 지식, 지역명 등은 현실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재수없는 일은 꼭 연이어 일어난다. 아버지는 철없이 대박을 운운하며 사채를 끌어다 썼고, 빚쟁이들의 장난으로 살던 반지하방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몇 년만에 복학하게 된 학교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존심을 다 버리고 찾아간 곳에서는 철저한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거기까진 그래도 괜찮았다. “내가 집까지 알려 준 기억은 없고.” “…….” “이제 스토킹까지 하나 봐. 어제 내 대답이 부족했나?” 갈 곳 없어 결국 들어온 곳이 저를 비웃던 녀석의 집 별채만 아니었더라면. “아, 너 식모 아들이구나?” * * * “이지호.” 코앞에 은성의 입술이 있었다. 아무리 힘을 써 봤자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듯, 희미한 미소를 걸친 은성은 보란 듯이 지호의 코끝에 제 코끝을 짓이겼다. 지호가 이마를 구기자 제 이마를 그 위에 붙이고 각도를 기울여 윗입술이 스치기 직전의 상태를 만들었다. 지호가 목을 뒤로 빼려 해 보았으나 은성은 더 강하게 허리를 당기며 다른 손으로 뒷덜미를 붙잡아 고정시켰다. “…….” 입이라도 열었다간 닿을 것 같아 지호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안쪽으로 말았다. 그러자 은성은 묘하게 눈을 빛내며 표정을 지웠다. “옷 벗고 있는 사람 앞에 달려들었으면 이 정도 각오는 했어야지.” “…….” “아직도 모르겠어? 나는 누구 밑에 깔리는 게 좆같이 싫거든. 뭐든지 당했으면 돌려줘야 직성이 풀린단 말이야.” 지호는 제 귓가에 퍼지는 낮은 음성을 잠자코 받아들였다. 그 말을 곱씹는 것처럼 입술을 달싹여 보던 지호가 고개를 들어 은성을 응시했다. 어둠 속에서 보는 은성의 눈빛은 오싹할 정도로 형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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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가 속삭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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