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바위로 계란 치기

밤테

336

사랑을 했다. 그게 풋사랑인 줄도 모르고 열렬했다. 빠르게 뜨거워진 사랑은 진중하지 못했다. 결국 커다란 흔적을 남기고 풋사랑은 끝이 났다. 구해원에게 인간은 자고로 신유인과 비신유인으로 나뉜다. 직진하는 게 가장 쉬웠어요! 구해원은 고등학교-대학교-직장까지 신유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러나 신유인은 처참하게 끝난 첫사랑의 기억에 사랑이 두렵다. 또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아 해원을 외면하지만……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신유인은 자꾸만 구해원이 신경 쓰이고 만다. 지고지순한 구해원에게 천천히, 그리고 깊게 녹아내리는 신유인의 이야기. *** 유인은 어느 순간부터, 구해원이 자꾸 눈에 걸렸다. 신발 안에 숨어들어온 작은 돌맹이처럼, 자꾸만 신경 쓰였다. 그는 유인이 다쳤을 때도, 신유인의 옆을 당연하게 지켰다. “선배. 나한테 그냥 기대요.” 목발 쓰는 게 아직 너무 어색한 나머지 어정쩡하게 서서 양치를 하려 하니 해원이 목발을 빼앗아 옆에 두고는 유인의 상체를 안 듯이 잡았다. “…….” 평소 같으면 무슨 말이라도 했을 텐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욕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슬쩍 본 유인이 황급하게 눈을 내렸다. 거대한 몸이 뒤에서 신유인을 받치고 있었다. 그를 오래 봤어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다. 등에 닿은 해원이 뜨거웠다. 그런 마음이 자꾸 이어졌다. 몸이 닿고 싶고, 눈이 갔다. 매끈한 입술을 보던 유인이 순간적으로 구해원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구해원의 입술 밑 점을 빨다가, 입술을 깨물고 벌어진 입술 안에 숨겨진……. “선배.”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구해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 끝은 붉어져 있음에도 그 음성은 무척이나 담백했다. 쿵, 유인의 심장이 밭끝까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응.” “영화 봐야죠.” “…보고 있어.” 해원이 천천히 유인을 돌아봤다. 마주친 눈을 두 사람 모두 피하지 않았다. “내가 영화예요?” 구해원의 말을 끝으로 오랫동안 눈맞춤이 이어졌다. 콩닥이던 심장은 어느덧 튀어나올 듯 거세게 쿵쾅댔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