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기생서방 조선세자

송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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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은 것이냐?” 스르르 가현이 뒤돌아섰다. 그리고는 허리를 천천히 숙여 읍한 뒤 말하길, “소녀의 불찰이옵니다. 선비님과의 하룻밤, 약조가 없이 떠나시어 그만 기억에서 지웠사옵니다.” 이립의 입가에 전혀 꾸미지 않은 미소가 떠올랐는데, 진정 숨길 수 없는 것이었다. “슬펐더냐?” 가현이 살며시 미소를 짓더니, 이립을 향해 말했다. “그마저 지웠사옵니다.” 이립이 잠시 주먹을 쥐어 입가의 미소를 간신히 없앤 뒤, 말을 이었다. “다시는 잊지 못하도록 너와 나…….” 세자가 손을 뻗었다. 도포의 풍성한 소매가 버들잎 아래 끝맺지 못한 말 대신 하늘거렸다. 가현이 붉은 입술 사이로 미소를 만들어 보이더니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마음이 그때만큼이나 아릴까 저어되어 다시는 선비님과 연분 맺지 못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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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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