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면 속의 여인

백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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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미 마음속에 흠모하는 정인이 있기 때문이지. 그 여인이 아니라면 다 거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오.” 모든 면에서 너무 잘난 원령국의 셋째 왕자 강윤겸은 세상에 다시없을 절세가인과 혼인하여 왕위에 오른다는 예언을 받은 적이 있다. 왕의 자리에 오른 배다른 형은 윤겸을 심하게 견제하며 그 예언이 이루어지는 걸 막으려고 한다. 그래서 천하의 추녀라 가면을 쓰고 다닌다고 소문난 연산희를 이용하려 하고. 산희는 사모하는 윤겸을 위해서 모든 걸 감내하기로 마음먹는다. 예전에 자신을 구해준 소녀를 잊지 못하고 이미 마음에 담아둔 윤겸은 산희에게 제 마음을 줄 수 없다며 선을 긋는데……. 어쩐지 연산희에게서 사모하는 여인의 향기가 난다. 왜 자꾸 가면을 쓴 그녀에게 끌리는 것일까. - 본문 중에서 “여기에 나와 있는 것을 나와 다 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탐구해 보고 있었나?” 그럴 리가. 산희가 그의 품속에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절대 아닙니다.” “그러면 이 춘화집이 여기에 왜 있을까?”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가 주면 좋으련만 놀리는 게 재밌는지 끝까지 캐묻는다. “그것이…… 오늘 궁궐에서 어떤 부인이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나눠주어서…… 아이를 잘 가지려면 지식이 필요하다고…….” “아하, 그래서 배운 대로 잘 써먹어보려고 복습하는 중이었군.” “절대 아니에요. 그런 거…….” 더 파고들 데가 없을 정도로 산희가 얼굴을 그의 가슴팍에 묻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산희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콱 깨물어서 잘근잘근 씹어 먹고 싶었다. 어디를 먼저 물고 빨고 씹어댈까. “아니기는. 난 부인과 다 해보고 싶은데. 이 밤부터 하나씩 하나씩 다 해볼 것이오.” 윤겸이 산희의 옷자락을 풀어 내렸다. 한 번도 햇빛을 받지 못한 속살들이 드러날 때마다 윤겸도 농담을 할 여유가 점점 사라졌다. 말소리가 사라진 대신에 옷이 벗겨지는 소리, 옷감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 사내의 입술이 핥아내리는 소리, 여인이 신음을 참고 참다가 더 못 참고 간간이 달뜬 숨을 내쉬며 새어 나오는 작은 신음 소리만이 방 안을 채웠다. 그의 손길에 의해 드러나는 곳마다 그의 입술도 뒤따랐다. 어느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산희가 침상에 눕혀졌다. 욕망으로 번뜩거리며 나신을 훑어내리는 사내의 눈빛이 너무 뜨거워 산희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말았다. 옷을 다 벗기기 전부터 물고 빨아댔더니 새하얀 피부 위에 홍화들이 점점이 피어있었다. 하늘의 선녀가 저를 위해 침상 위에 누워있는 것일까. 투명하리만치 하얀 피부를 가진 여인의 모습이 너무나 눈이 부셨다. 윤기 나는 검은 머리를 침상 위로 길게 늘어트리고 부끄러운지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다리를 한껏 오므린 모습을 보니 그동안 어떻게 참아왔을지 모를 음심이 폭발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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