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끝도 없이 널

유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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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가? 아님 나 따라온 건가?” 전남친을 잊기 위해 여행을 떠난 예진은 우연히 들른 전시회장에서 낯선 남자와 작품의 해석을 두고 언쟁을 벌이고. 다음 날 밤, 다신 마주칠 일 없을 줄 알았던 두 사람은 묵고 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마주친다. “이름 안 알려 줄 거야?” “…….” “세 번째엔 알려 주려나.” 눈이 흩날리는 파리의 아름다운 전경을 앞둔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도, 직업도 모른 채 충동적으로 우연에 몸을 맡긴다. *** “이름.” “…….” “이름이 뭡니까?” 진영의 무례하고도 고압적인 어투에 예진이 불편한 기색을 띠며 미간을 구겼다. “세 번째에는 알려 주기로 하지 않았었나?” 이름을 묻는 그의 한쪽 입가가 매끄럽게 올라섰다. 서늘한 미소였지만 여유로운 모습은 그대로였다. “그런 적 없습….” “나예진.” “……!” “이름이 나예진이었구나.” 그의 기다란 손가락에서 빙글 돌아가고 있는 제 명함에 예진은 금세 얼굴이 잿빛이 되어 갔다. “뭐 이름은 알았으니까 됐고. 다른 걸 묻죠.” “……?” “그날 왜 도망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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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사용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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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쩌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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