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와 가이드와의 역학 관계

BL에스퍼와 가이드와의 역학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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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주 센터에서 전담 에스퍼 없이 평화롭게 가이드 생활을 영위하던 S급 가이드 정이현은 어느 날 던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폭주 직전 상태의 S급 에스퍼를 가이딩해 달라는 센터의 연락을 받는다. 이능력통제실에서 십 년 만에 다시 조우하게 된 에스퍼 김주원은 사실 훈련 센터의 입소 동기이자 악연으로 끝을 맺었던 사이였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김주원과 각인이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질긴 악연은 느닷없는 각인으로 인한 페어 생활로 이어진다. 과연 둘 사이의 관계는 질긴 악연의 지속일까, 새로운 인연의 시작으로 전환될까. * * * 이현은 절망스러웠다. “김주원!” 이현의 낮은 외침에,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주원의 동작이 멎었다. 이현의 눈가에 맺혔던 눈물이 또르르 굴러떨어지며 이현의 시야에 또렷하게 주원의 눈동자가 들어왔다. 주황색의 빛. 주원의 눈동자가 주황색으로 변해 있었다. “…가.” 주원의 입에서 씹어뱉듯,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순간 포박되었던 이현의 손이 거짓말처럼 풀려났다. “얼른 가라고.” 주원은 고통스러운 듯 몸을 웅크리며 다시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주원의 팔뚝에 있는 힘줄이 다시 불뚝불뚝 솟아오르고 있었으며, 힘줄 사이사이에서 땀처럼 피가 배어 나와 주원의 몸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이현은 멍하니 주원을 바라보다가 그가 자신의 몸을, 손을 자신의 이능력으로 힘겹게 찍어 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주원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광포하게 공간을 지배했다. 이현이 망설이는 사이 주원의 눈이 다시 타오르는 붉은빛으로 바뀌고 있었다. 가. 도망가. 이현의 이성이 이현에게 절실히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