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광애록 [단행본]

정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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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 : 동양풍, 판타지물, 네임버스, 궁정로맨스, 왕족/귀족, 갑을관계, 삼각관계, 신분차이, 소유욕/독점욕/질투, 직진남, 다정남, 절륜남, 짝사랑남, 순정남, 동정남, 존댓말남, 대형견남, 연하남, 헌신남, 황제녀, 능력녀, 계략녀, 나쁜여자, 상처녀, 철벽녀, 무심녀, 우월녀, 걸크러시 * 본 도서는 2022년에 출간된 동명 도서의 외전 증보판입니다. “내 마음을 차지하고 싶다면, 너의 쓸모를 증명하면 된다.” 환 제국의 황제, 진예. 어느 날 그녀의 몸에 한 남자의 이름이 새겨진다. 이름은 연무건. 변방에서 겨우 찾아내 데려와 보니 가진 거라곤 하나 없는 그저 평범한 사내였다. 황제의 짝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운명이 마음에 품으라 명령해 버린 연무건을 진예는 거부하고자 하지만. “하늘이 정해 준 인연, 그따위 것이 어디 대수인가?” “그럼 왜……?” “그야 마음에 안 들면 그대의 목을 치려고 찾은 것이지.” “그럼 죽기 전에……. 당신을 가지고 싶습니다.” 제 주제도 모르고 황제를 탐하려는 무건을 진예는 제 옆의 심복, 서엽을 시켜 괴물들의 서식지인 읍주에 갖다 버리라 명한다. 그런데 인연이라는 것이 사실이긴 했는지. 결국 살아 돌아온 무건은 이제는 진예와 죽음까지 함께할 운명으로 엮여 버리는데……. “원하시는 제 모든 것을 드리겠습니다. 저에게 괴물이 돼라 하셔도, 그리할 겁니다.” “……내 앞에서 사내가 되는 걸 허한다.” * 진예는 무건을 지그시 보며 손끝으로 그의 가슴을 쓸었다. 민감한 부위를 간질이며 지나가자 무건의 가슴이 움찔하며 목 부근이 발개졌다. 제 놈 딴에는 필사적으로 욕망을 누르고 또 누르는 중이라는 게 보였다. 그러나 참 욕심도 많은 인간이 아닌가. 각인도 해 달라고 하질 않나, 유일한 후궁이 되고 싶다고 하질 않나. 제가 내줄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그럼 연무건, 넌 짐에게 무얼 약조할 테냐.” 그게 무건의 최대 약점이었다. 다만 무건은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는 눈치를 보다가 제 가슴 위에 올라온 진예의 손 위에 제 손을 덮더니, 이내 꽉 쥐었다. 그러고는 제 얼굴 쪽으로 끌어당겨 살며시 손바닥에 볼을 갖다 댔다. 진예의 체온이 닿자 그가 눈을 지그시 감으며 다짐했다. “원하시는 제 모든 것을 드리겠습니다. 무얼 시키시든 전부, 하겠습니다.” 손바닥에 무건의 입술이 스쳤다. 찰나에 닿아 오는 뜨거운 체온이, 잠시간 머물다 간 그 간지러운 감각이 진예의 마음 어딘가를 자극했다. 어째서인지는 모른다. 이 자극이 무얼 의미하는 것인지도 잘 알지 못하겠고. 그러나 덕분에 그가 지껄이는 말이 진심인지, 그렇다면 그 깊이는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졌다. 무건이 정말로 모든 걸, 그러니까 그의 남은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짐이 그리 정의롭거나 순수하지는 않을 터인데?” “알고 있습니다.” 무건의 대답엔 주저함이 없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럴 리 없다고 서투르게 부정하지도 않았다. “저에게 괴물이 돼라 하셔도, 그리할 겁니다.” 의외로 맥을 제대로 짚었다. 한 번도 치열한 정치판을 경험해 보지 못했을 터인데, 겨우 생존은 가능한 정도의 눈치는 있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동물적인 본능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덕분에 진예도 약간은 안심했다. “그래, 그럼 무건아.” 제가 설계한 계획에 변수는 없을 터였다. “날 벗겨 보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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