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해도 괜찮은 짓

서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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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사람이 죽었다. 내가 다른 사람과 호텔에 있던 날, 그 사람이 자살했다. 그날부터 그와 조금이라도 닮은 게 있으면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 그게 그를 잊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의 장례식장에서 나를 본 동산이 알아보자 신경이 곤두섰다. “대표 뒷조사나 했던 거야?” 명함을 내려놓고 눈살을 찌푸렸다. 내 약점을 잡아 돈을 뜯어내려고 한 사람이 처음도 아니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남자가 좋은 기회라 판단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큰 실수였다. 지금까지 누구도 내게서 원하는 걸 얻어낸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죽은 그 사람도 끝까지 그랬다. “고동산.” 명함에 적힌 남자의 이름을 중얼거리고 핸드폰을 들었다. “그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내가 알려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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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사용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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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쩌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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