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사락

정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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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외전을 증보하여 재출간되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 외전은 카르도의 단독 이야기로 남녀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구매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남부 아라비아에서 가장 아름답고 부유한 왕국의 힘없는 군주. 유목 생활을 포기하고 정착할 곳을 찾아 떠도는 베두인 부족의 첫 번째 검. 첫 만남은 달 어두운 밤 사막의 오아시스에서였다. 왕을 공격하러 온 암살자의 손에 자신의 양을 잃은 베두인 남자는 양의 복수를 함과 동시에 왕을 구해 주었다. “좋지 않은 일에 휘말려 들게 했구나. 미안하다.” “무엇이 말인가?” “네 양이 죽었잖느냐. 하니 값은 내가 치르도록 하마. 내가 내리는 보상이다.” “지니야를 죽인 것이 그대의 일행인가?” “아니,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내 적이지.” “한데 그대가 왜 보상을 하나. 난 복수를 했고, 남이 주는 보상은 필요 없다.” 베두인과 하다르는 모래와 물처럼 다르다. 하여 서로에게 관여하지 않는다. 만나면 진흙이 되어 버리기에. 그는 보상을 말하는 하다르 여자의 제안을 물리치고 미련 없이 오아시스를 떠났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돌려 보아도, 마지막에 떠오르는 것은 그 여인이었다. 물론 달이 어두워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래서 얼굴 외에 모든 게 더욱 선명했다. 두 번째 만남은 정착을 위해 찾은 왕궁의 왕성에서였다. 그곳의 군주는 정착의 대가로 부족의 첫 번째 검을 요구했다. “한 달 뒤, 로마 제국의 10군단 군단장이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 그대는 그때까지만 나를 지키면 된다. 한 달 뒤에도 내가 살아 있다면 그대는 부족의 전사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갈 것이고, 그대의 부족은 나의 왕국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그 땅을 소유할 것이다.” “살아 있다면…… 입니까?” “나와 로마 군단장의 만남을 원치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거든.” 한 달. 한 달만 군주의 곁을 지키면 된다. 그뿐이었다. 아무런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흘릴 눈물도 없어, 물기마저 말라 버린 왕의 눈동자를 보기 전까지는. “전 좀…… 거칠 수 있습니다.” 그의 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왕이 속삭였다. “그런 건 직접 경험해 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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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가 속삭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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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돌이 집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