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꽃 찾으러 왔단다

차공

1,985

*본 작품에는 강압적인 행위 및 자해 등의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집은 망하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꿈도 미래도 포기하고 언젠가 가족들과 다시 함께 할 날만을 소원하며 하루하루를 바삐 살아가던 이윤조. 어느 무더운 여름 날, 그의 앞에 악몽이 찾아왔다. “아가, 윤조야.” 온몸에 어둠을 두르고 나타난 원강호는 이윤조에게 그의 부친이 진 빚의 존재를 알린다. 더하여 상류층들의 환락장, 화유담(花愉炎)의 ‘노리개’가 될 것을 제안하는데……. “어떻게 할래? 권유로 끝낼래, 아니면…….” 이브를 홀린 뱀처럼, 거부할 수 없는, 거부해서는 안 되는 목소리를 흘리는 남자. “협박까지 가볼까.” 그로부터 이윤조는 벗어날 수 있을까. *** “대표님.” 혹사당한 목은 형편없는 목소리를 만들어 냈다. “얼마나 남았어요?” “뭐가.” “빚이요.” 시선이 위로 올라갔다. 밤하늘보다 더욱 짙은 어둠을 담은 눈이 보였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읽었으나 윤조는 입을 멈추지 않았다. “얼마나 더 굴러야, 여기서 나갈 수 있어요?” “…….” “그거라도 알아야 제가 버티죠.” 원강호의 낯이 시리도록 차게 굳었다. 불행히도 그 표정은 윤조에게 두려움을 안겨 주지 못했다. 희망이나 꿈 따위를 바라며 한 말은 아니었다. 그저 단순한 궁금증이랄까. 죽기 전엔 이곳을 나갈 수 있는지 따위가 궁금하여. 같잖은 미래를 꿈꾸진 않았다. 두 사람은 잠시간 빤히 시선을 맞췄다. 눈도 못 맞추고 겁에 질려 떨던 이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없었다. 죽어 버린 눈은 탁했다. “글쎄.” 겨우 빼냈던 손목이 다시금 붙잡혔다. “네 몸이 그렇게 비싸진 않잖아.” “…….” “다리 몇 번 벌렸다고 그 많은 빚이 다 까였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올라가는 입꼬리는 칼을 닮아 있었다. 날카롭고 뾰족한 것이 당장이라도 제 심장을 꿰뚫을 것만 같았다. 붕대가 감긴 손목 위에 원강호가 입을 맞췄다. 시선은 여전히 윤조를 향한 채였다. 시리도록 차가운 눈빛에 삐쭉 소름이 일었다. “우리 윤조가 빚을 빨리 갚고 싶은 모양인데.” 몸을 타고 내려간 손이 발목에 닿았다. 그대로 붙잡혀 몸이 아래로 확 끌려갔다. 원강호는 아주 자연스레 그 위에 올라탔다. 두 손목을 한 손에 붙잡아 윤조의 머리 위쪽에 고정했다. “대표님이 좀 도와줄까?” 짓밟힐 자존심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끝날 때까지 정신 잡고 있으면 천만 원 까 줄게.” “…….” “잘 버텨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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