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기사님에게 사랑받는 10가지 방법

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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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랜 전쟁이 끝나고 맞이한 평화의 시대.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해 은퇴하려는 왕실기사단 바빈에게, 새로운 명이 내려온다. 재무대신 대리인 윌리엄을 호위하라는 임무로, 기사단장의 애원과 설득, 협박 끝에 결국 승낙하고 만다. 그렇게 호위하게 된 윌리엄은, 바빈이 평생 본 중에서 가장 이상한 사내였다. 대리라고는 해도 재무부의 수장임에도 외모, 태도, 말투는 불량 그 자체, 그러나 일 처리는 저게 가능한가 싶을 만큼 완벽하다. 결국 바빈은 홀린 듯 점차 윌리엄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그 호기심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도 모른 채. 한편 자신의 자유를 건 왕과의 거래로 인해 억지로 재무부를 맡게 된 윌리엄은 무료하고 짜증 나는 일상에 한 줄기 빛을 맞이하니, 그것은 바로 자신의 호위기사라며 나타난 바빈이었다. 자신의 취향을 백 퍼센트 반영해 빚은 듯한 완벽한 이상형의 등장에 이제 윌리엄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 기사님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윌리엄은 제 것은 물론 남의 영혼도 내다 팔 준비가 되었다. * 본문발췌 “실수우?” 윌리엄의 말끝이 길어졌다. 마치 연극배우처럼 그의 한쪽 눈썹이 꺾여 올라갔다. 사람의 얼굴 근육이 저렇게 움직일 수 있구나. 바빈은 일그러지는 윌리엄의 얼굴을 보고 저도 모르게 감탄하고 말았다. “실수라고요? 씨발, 아조드 경.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윌리엄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책상을 탕! 하고 내려쳤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바빈은 어깨를 움찔 떨고 말았다. 윌리엄은 숨도 쉬지 않고 빠르게 말했다. “저는 진지했습니다. 무려 40년 동안이나 정절을 지킨 아조드 경이라면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도 충분하다고 믿고 아조드 경과 함께한 것입니다. 그런데 실수라고요? 그럼 아조드 경께서는 우리 사이가 고작 잠만 자고 이대로 끝이라는 겁니까!” 진지했다고? 미, 믿었다고? 이제 막 성인이 된 처녀, 총각이 말했다 해도 믿을 수 없는 순진한 말을 마구 늘어놓는 윌리엄은 흥분한 수말처럼 거침없었다. 그에 바빈은 얼이 빠져 대꾸할 말을 떠올리지도 못했다. “실망입니다, 아조드 경! 어찌 그렇게 매정한 겁니까. 제 알몸을 샅샅이 보셔놓고선 아니라고 발뺌하시는 겁니까!” “아, 알몸이라니요?” “보셨잖습니까! 제 자지! 제 엉덩이! 만지기까지 해놓고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도끼눈을 뜨고서 삿대질까지 하는 윌리엄은 방이 떠나가도록 ‘자지’와 ‘엉덩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바빈은 멍하니 눈을 껌뻑거리며 식은땀을 주룩 흘렸다. “아, 아니, 그게, 그러니까.” 사실 만지기로는 윌리엄이 다 만졌고, 바빈은 엉덩이의 순결까지 윌리엄에게 파헤쳐진 상태였다. 그렇지만 윌리엄은 바빈이 변명할 틈을 주지 않았다. “비록 저희는 하나가 되지 못했지만, 서로 알몸으로 끌어안고 있는 상태가 하나가 아니고서야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설마 아조드 경은 그런 우리의 깊은 결합을 고작, 한낱 실수라고 치부하시며 제 알몸을 탐하신 것조차 책임지지 않으려 하시는 음란하고, 문란하며, 저질인 성 의식을 갖고 계신 건 아니시겠지요? 절 먹고 버리려고 그만두겠다고 말씀하신 건 아니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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