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끝을 원한다면

오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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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새끼야.” 연화는 습하게 짓이겨진 욕을 씹어 뱉었다. 희도는 몹시도 감미로운 말을 들은 것처럼 눈을 감으며 기분 좋게 웃었다. “듣기 좋네.” 나지막이 읊조리는 목소리는 마치 밀어처럼 부드러웠다. 원망스럽게 노려보며 욕을 뇌까린 상대에게 보이기엔 지극히 다정한 반응이었다. 연화의 가면이 조각나기만을 바란 사람처럼 희도는 만족감 짙은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내가 후회할 거라고 했잖아.” 그 말을 끝으로 희도는 고요히 연화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무언가 열기를 감내하듯 입술을 축이면서. 연화는 소름 끼칠 정도로 달콤한 시선을 버겁게 받아냈다. 미칠 것만 같았다. 당장 백희도를 한 대 치면 이 날뛰는 감정이 사그라질까. 그러나 잡힌 손목을 아무리 비틀어도 희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끝내 힘을 탁 풀어 버린 연화가 기어이 먼저 입을 뗐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희도는 그제야 하하 웃고는 긴 숨을 내쉬었다. “내가 연화 씨한테 왜 이러는지보다 뭘 원하는지가 더 궁금하지 않아요?” “…….” “연화 씨 돈 필요하잖아. 그럼 내가 뭘 원하는지부터 알아채고 내 입맛에 맞는 제안을 해야지. 안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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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사용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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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쩌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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