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오기 반 애정 반 사내연애

간장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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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같은 취업문 뚫고 들어간 회사에서 서준영은 과거 원나잇 상대 권시형을 만난다. 그것도 무려 신입 사원으로서 우러러봐야 마땅한 본부장님으로. 권시형은 옛일을 트집 잡아 껄끄럽게 굴지만, 서준영은 조용히 지내게 해 달라고 싹싹 빈다. 그때 권시형이 수상쩍은 내기를 제안한다. 섹스 파트너로서 자신을 체험해 보고 넘어오는지 아닌지에 따라 관계를 정리하자는 것. 몸은 내줘도 마음만은 내주지 않으리라. 자신만만한 서준영은 홀랑 그 내기를 수락하지만, 눈치 없이 가슴이 뛴다. * “나랑 딱 일곱 번만 자. 그러면 매달리고 싶어질 거야. 그때 네가 넘어오는지 안 넘어오는지로 내기하자.” “하… 혹시 밤의 황제, 그런 건가요? 섹스로 절 사로잡겠다 뭐 그런 거냐고요.” “그런 거 맞아.” 자신만만한 권시형의 표정에서 서준영은 어떤 책에서 읽은 글귀를 떠올렸다. 남성에게 있어 자신감의 원천은 커다란 좆이다. 그것이 있다면 남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 인정이었다. 비록 한 번뿐인 밤이었지만 서준영은 권시형의 다리 사이에 달린 무시무시한 몽둥이 맛을 잊지 못했다. 오죽하면 수년간 그날의 기억으로 몽정을 하겠는가. 맘만 먹으면 한 개인, 혹은 가정, 사회, 국가를 혼란에 빠뜨릴 만한 스케일의 좆이었다. 애인 없이 순결하게 지내 온 지난날 서준영은 몇 번이나 권시형의 몸을 떠올렸다. 펄펄 끓는 용광로처럼 뜨거운 품과 거친 숨소리, 전신을 타격하는 쾌감을 잊을 수 없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이 순간에도 서준영의 고간은 설락 말락 위태로웠다. 권시형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가 지독하게 향기로워서였다. 서준영은 차근차근 결론 내렸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간단한 구조의 승부였다. 권시형의 내기 제안을 받아들이되, 섹스 횟수를 다 채울 때까지 함락당하지 않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놈의 오기를 떳떳하게 물리칠 수 있었다. “좋습니다. 받아들이죠.” “좋은 선택이야.” “그럼 딱 일곱 번 하고 제 마음이 어떤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일곱 번 채우기 전에 나 좋다고 매달리게 되겠지만… 일단 알겠어.” 권시형이 서준영의 양손을 기습적으로 끌어다가 제 셔츠깃으로 가져왔다. 내리깐 속눈썹도, 손 끝에 닿는 체온도 누군가를 아찔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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