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백치 장남 생활기

온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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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했어요, 선배?” 헤헤 웃으면서 말하자 선배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무척이나 아파 보이는 얼굴이었기에 내가 궁금하다는 듯이 바라보자, 선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우는 거예요, 선배? 이제는 선배가 아니었지만, 입에 붙어 버려 호칭을 바꾸기가 힘들었다. “──! 널 ── , ─다──!” “안 들려요.” 실실 웃으면서 무거워진 눈꺼풀을 감으려 했지만, 내 볼을 선배가 찰싹찰싹 아프지 않게 두들겨 대서 그럴 수가 없었다. 하지 마요, 나 지금 졸린데 무슨 짓이에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건 조그마한 신음뿐이었다. 선배가 멈칫 손을 멈췄다. 갑작스럽게 몰려드는 수면욕에 천천히 눈을 감으며 선배에게 웅얼거렸다. “기다릴게요.” 문득 내가 깊고 편하게 잔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편하게 눈을 감았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다시 선배를 만날 수 있겠지. * * * 나는 그제서야 내가 다른 몸에 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경우가 있었나? 생각 외로 당황하지 않은 건, 선배가 아카데미 시절 때 했던 여러 소설 이야기 중 이것과 비슷한 게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며 방 안을 둘러보다가 한 청년과 눈이 마주쳤다. 아까부터 내 눈앞에 자꾸 알짱거리는 저 청년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내 눈치를 보는 게 거슬렸다. 짧게 잘라 단정하게 정돈한 금발에 처진 눈매의 녹안. 흔하게 볼 수 있는 색 조합이었지만, 머리색이 워낙 밝아서 그런지, 화사하게 보일 정도였다. 내가 빤히 바라보자 녀석은 무언가 단단하게 결심한 듯, 내게 다가오다 말고, 그대로 뒷걸음질 치더니 다시 정신 산만하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결국 참지 못한 쪽은 나였다. “넌 누구니?” “혀, 형님?” 나를 형님이라고 부른 청년이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내 어깨를 잡으려 하기에 자연스럽게 그의 손을 쳐 냈다. “엇.” 아까도 말했지만, 난 모르는 사람이 내 몸에 손을 대는 건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가 조용히 침대 옆에 준비되어 있는 의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청년은 조금 소심하게 의자를 자기 앞에 끌어서 앉았다. “저, 저를 기억하시지 못하는 겁니까?” “…….” 이건 또 무슨 상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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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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